2018년 뉴욕타임스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 내각 내에서 대통령 탄핵 절차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는 내용의 익명 기고를 해 백악관과 워싱턴 정가를 발칵 뒤집었던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신원이 28일 밝혀졌다.
마일스 테일러 전 국토안보부 장관 비서실장은 이날 ‘미디엄(Medim)’이라는 온라인 사이트에 올린 ‘내가 더이상 익명이 아닌 이유’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자신이 2년 전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세력의 일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썼다고 밝혔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테일러는 트럼프 행정부 첫해인 2017년 국토안보부에 정무직으로 임명됐으며 키어스천 닐센 전 국토안보부 장관, 채드 울프 현 국토안보부 장관 권한대행의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11월 퇴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유세에서 테일러가 익명이 기고자로 밝혀진 데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백악관에서 일해본 적도 없는 하급 당국자, 추잡한 놈(sleazebag)으로 드러났다”고 맹비난하면서 “내 생각에 이 사내는 기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 Why I’m no longer “Anonymous”
테일러는 “2년 전 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밑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뉴욕타임스에 그의 아주 위험한 대통령직에 관한 익명의 기고문을 발표했다”면서 “그는 짧지만 강력한 ‘반란?’이라는 트윗으로 반응했다”고 밝혔다. 테일러는 “트럼프는 개인적 비판을 체제 전복으로 본다”면서 “내 생각은 다르다. 우리는 대통령에게 침묵을 빚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테일러는 “분명히 해두자. 나는 공화당원이며, 이 대통령이 성공하기를 원했다”면서 “하지만 나는 너무나 많은 위기의 순간에 나는 도널드 트럼프가 스스로 품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 걸 보았고, 그의 개인적 결함이 낳은 리더십 실패는 너무도 중대해서 잃어버린 미국인들의 생명으로 측정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2년 반 동안 트럼프가 그의 임무를 할 능력이 없음을 목격했다”면서 “모두가 그것을 보았지만 대부분은 보복이 두려워 말하기를 주저했다”고 밝혔다.
테일러는 “우리는 그의 행위가 공직에 계속 있어도 좋은지 스스로 결정해야 하며, 트럼프의 미래가 앞으로 다가올 우리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도록 할 것인지에 관해 중대한 결정을 마주하고 있다”면서 “이것을 염두에 둔다면 그는 두번째 임기를 수행할 자격이 없으며 우리도 그것을 겪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테일러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과 관련해 “이번 선거는 이중의 총선거”라면서 “첫번째는 사람의 품격, 두번째는 우리 나라의 품격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내가 민주당의 트럼프 대통령 적수를 지원하는 것일지라도 동료 공화당원들에게 당보다는 국가를 우선하라고 설득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보수파가 반대하는 진보적 개혁들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정책 의제들은 현직 대통령이 우리 공화국의 구조에 끼친 피해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2018년 9월 익명의 행정부 고위 당국자 명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세력의 일부’라는 제목의 기고문 필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 그의 불안정성 때문에 내각 내에서 대통령 탄핵 절차에 관한 수정헌법 25조를 언급하는 수군거림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누구도 헌법 위기를 촉발시키길 원치 않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 이번엔 미 고위 관리 “트럼프 임기 초반 탄핵론 거론”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행정부 내에서 그를 축출하려는 논의가 있다고 실토한 내용은 워싱턴 정가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역’이라면서 필자를 색출할 것을 백악관에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에 익명의 필자를 가려내기 위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기고문의 내용이 너무 직설적이어서 실제 필자가 누군지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필자가 사용한 어휘와 표현을 분석해 그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라거나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일 수 있다는 추측까지 나올 정도였다. 심지어 필자가 그의 맏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일 수도 있다는 추측까지 나돌았다. 뉴욕타임스는 필자의 신원을 공개하라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보복이 있을 수 있다면서 끝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익명의 기고자는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에 <경고(A Warning)>라는 제목의 책을 역시 익명으로 발간하기도 했다. 필자는 책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보기관의 보고보다 블리다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말을 더 신뢰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의 주머니 속에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토록 색출하려던 익명의 기고자 신원이 공개되자 백악관은 ‘비겁자’라고 맹비난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테일러에 대해 “익명 뒤에 숨어서 끊임없이 누설을 한 거짓말쟁이자 비겁자”라고 밝혔다.
October 29, 2020 at 05:4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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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정가 뒤흔든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세력' 기고문 필자 나왔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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