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 점곡면에 사는 윤복술(88) 할머니는 자녀들에게 보낼 영상 편지를 찍었다. 영상 편지에서 윤 할머니는 "걱정하지 말고 잘 있으라"며 "절대로 올 생각 말아라. 가만히 있거라"라고 재차 당부했다.
영상 편지는 의성군청이 직접 나서 촬영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자녀들에게 어르신들의 안부를 전하기 위해서다. 의성군 관계자는 "의성군은 노인인구가 40% 이상으로 높아 방역에 취약하다"면서 "최대한 이동을 자제하는 게 어르신들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에 이동 자제를 권하려 시작했다"고 했다.
의성군의 ‘귀성 자제 영상 편지’는 지난 14일부터 생활지원사 120명이 혼자 사는 어르신 1873명을 방문해 촬영 중이다. 의성군 관계자는 "오는 26일까지 촬영과 전송을 마칠 계획"이라며 "자녀들이 영상을 보고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기를 바란다"고 했다. 충북 옥천군도 지난 16일부터 영상 편지 보내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수한’ 방식으로 귀향 자제 홍보에 나서 눈길을 끈 지자체도 있다. 지난 14일 전남 보성군 마을 곳곳에는 "아들, 딸, 며느리야!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안 와도 된당께~"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렸다. 매년 명절을 앞두고 고향 방문을 반기는 현수막이 걸리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경남 진주시는 지난 10일 사투리를 활용한 긴급재난문자를 보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일 오전 10시 43분 진주시청은 "부모님이 ‘야야 고향에 오지 말고 집에서 지내거라’ 전화해주셔서 건강하고 행복한 추석이 됩시다"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딱딱한 안내문자 대신 정감있는 사투리로 연휴 기간 이동 자제를 당부한 것이다.
일부 지자체는 비대면 추석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책을 내놓기도 했다. 홍성군은 자녀와 친지에게 주기 위해 지역 농산물을 가지고 ‘역귀성’하는 발걸음을 막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지역 농특산물 택배비를 가구당 4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전북도와 경북 경주시는 벌초를 위해 몰려드는 인파를 막기 위해 일부 신청자에 한해 ‘무료 벌초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추석 연휴 때 대규모 이동이 발생하면 감염 확산 우려가 크다는 점을 들어 가급적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연휴 기간인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했다. 그동안 무료였던 추석 연휴 고속도로 통행료도 올해는 유료로 전환하기로 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대변인은 지난 16일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고향에 있는 부모님 세대의 연령대가 높아 코로나 감염 위험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추석 연휴기간 동안 국민 여러분들이 최대한 이동을 자제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한다"고 말했다.
September 18,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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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걱정은 안해도 된데이” 영상편지부터 벌초지원까지… 귀성 자제 ‘총력전’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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