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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가 된 정당들…'내 집 마련'해야 대통령 나온다?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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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17 08:00

국민의힘 "민주당 당사 매입하고 대통령 배출…벤치마킹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 의원, 당직자들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 중앙당사에서 현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사원에 대한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때 아닌 당사 논쟁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수백억원을 들여 여의도에 당사로 쓸 건물을 매입하면서, 비용의 80%를 은행에서 빌렸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자 최근 당사를 매입한 국민의힘의 조수진 의원의 입에서 월세 살이에서 벗어나 '건물주'가 되기로 결심한 진심이 나왔다. "당사를 매입하고 대통령을 배출한 더불어민주당을 벤치마킹했다"는 것이다. 내 집을 마련해야 재정적으로도 여유가 생겨 당이 안정되고 대통령 배출까지 이어진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이 지난 5일 새 당사로 매입한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서 현판식을 열고 여의도 복귀를 알렸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취임 후 당명·당 색·로고 개정 작업과 함께 새 여의도 당사인 남중빌딩을 400억 원대에 매입했다./연합뉴스
◇열린민주당 김진애는 왜 '당사 매입'을 지적했을까

당사 매입 문제는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400억원을 들여 여의도 국회 맞은편에 중앙당사로 쓸 건물을 매입했고, 지난 5일 당사 현판식을 열었다. 2004년 이후 국민의힘이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를 친' 당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현판식에서 "16년만에 새 당사를 마련해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당사 매입비용으로 쓴 400억원 중 80%를 은행 대출로 충당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은행에 시·도당사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300여억원을 빌렸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도 2016년 여의도에 중앙당사 건물을 200억원을 주고 매입하면서 80%를 은행으로부터 빌렸다.

그러자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답변에 나섰다. "여의도 복귀는 당의 정상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더불어민주당 벤치마킹'이다. 조 의원은 "민주당이 당사를 200억원에 매입했고 80%가 은행 대출이었지만 지금까지 참 잘했다는 평가가 많다"며 "대통령이 배출됐고, 임대료를 줄여 결과적으로는 잘 한 투자"라고 했다.

민주당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한 동안 영등포에 당사가 있었다. 조 의원이 '민주당 영등포 시절'을 언급하자, 두 달 전까지 민주당 사무총장이었던 윤호중 법사위원장도 나서 설명을 보탰다. 그는 민주당의 당사 매입은 재테크나 임대수익과 이자비용의 차액으로 이익을 내려는 '갭투자' 방식과 거리가 멀다"며 "당이 필요한 만큼의 면적을 매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 시절부터 새누리당을 거쳐 자유한국당까지 당사로 썼던 여의도 한양빌딩(왼쪽). 오른쪽은 영등포로 이전한 현 당사. /뉴시스
◇전 건물주는 순복음교회·시원스쿨

민주당사와 국민의힘 당사인 남중빌딩은 모두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다. 여의도 공원 왼쪽 '서여의도'에는 국회의사당보다 낮게 건물을 지어야 한다는 고도 제한이 적용돼 건물 높이가 비슷하다. 다만 건물 면적은 국민의힘이 더 크다. 대지면적은 민주당사가 721㎡(218평), 국민의힘 당사가 1190㎡(360평)다. 연면적은 민주당사가 6047㎡(1832평), 국민의힘 당사가 8835㎡(2677평)다.

민주당사 전 소유주는 여의도순복음교회다. 이 건물 명칭은 '장덕빌딩'이었으나, 민주당은 건물을 매입한 뒤 '민주당사'로 바꿨다. 현재 민주당사 1층에는 우체국이 있고, 지하에는 식당이 있었으나 최근 문을 닫았다. 윤 총장은 "(당사 건물은) 지상 10층 지하 1층을 사용할 수 있고, (2층부터 10층까지) 9개층을 (민주당이) 사용하고 있다"며 "지상 1층과 지하 1층도 계약이 끝나는 대로 당에서 모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매입한 남중빌딩의 전 소유주는 SJW인터내셔널로 '시원스쿨'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지상 4층부터 10층까지는 시원스쿨이 사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곳을 당사로 삼았지만 사용하고 있는 것은 3층 뿐이다. 아직 영등포 당사 임대 기간이 아직 남아 있어 현재 두 곳 모두 당사로 사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현재 명칭인 '남중빌딩'을 바꿀 뜻은 없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건물 앞에 간판을 달았는데, 굳이 (건물 명칭을 변경해) 등기까지 바꿀 필요가 있나"고 했다.

2017년 2월 13일 더불어민주당 당사. /조선DB
◇野, '천막당사' 후 당사 매각…16년만에 매입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최근 3년새 '건물주'가 됐지만, 한국 정치권에서 정당이 건물주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는 않다.

국민의힘과 그 전신 정당들은 원래 여의도에 당사 건물이 있었다. 한나라당은 2003년 '차떼기' 파동을 겪었고, 이듬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을 맞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7대 총선을 불과 22일 남겨둔 2004년 3월 23일 당 대표로 선출되자 여의도공원 인근 공터에 천막 당사를 만들었다. '차떼기 정당'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기존 여의도 당사는 매각하고, 천안 연수원을 국가에 헌납했다.

한나라당은 2007년까지 염창동에 머물렀다. 이후 여의도 한양빌딩으로 이사했고, 이곳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이곳에서 당사를 쓰면서 당선됐다. 그래서 이 빌딩은 여의도에서 명당이라고 불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재정이 어려워지자 영등포에 당사를 마련해 이사했다. 국민의힘은 이번에 당사를 매입해 여의도에 복귀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일 남중빌딩 앞에서 열린 중앙당사 현판식에서 "국민의힘이 4개월 전 비대위를 만들어 지금까지 당명, 당색, 로고, 드디어 당사까지 새롭게 준비했다"며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그 다음 대선에서 다시 정권을 찾아온다는 각오로 임한다"고 말했다.

2004년 3월 24일 영등포 청과물 공판장을 개조한 열린우리당 당사./ 조선DB
◇與, 영등포 시장에 오랜 기간 당사 둬

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정당들도 처음부터 영등포에 있지는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면서 여의도 한양빌딩에서 출발했다. 명당으로 불린 그 건물이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열린우리당이 창당되면서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으로 옮겼다.

그러나 2004년 3월 17대 총선을 앞두고 대기업에서 받은 불법 자금이 당사 임대보증금 일부로 사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당시 정동영 의장은 영등포 청과물시장 내 농협공판장으로 당사를 전격 이전했다. 이후 2007년 8월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창당과 함께 당사를 영등포 당산동으로 옮겼다. 2008년 9월에는 여의도 세실빌딩으로 부분 이전했지만, 2011년 1월 다시 영등포 당사로 일원화했다.

2013년 8월 김한길 대표 체제에서 민주당은 여의도로 당사를 이전했다. 2015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과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해 여의도 신동해빌딩을 당사로 삼다가, 2016년 9월 인근 현 민주당사를 매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에 첫 도전을 했던 2012년에는 선거를 영등포 당사에러 치렀다. 당시 영등포 당사를 드나들었던 취재진은 "당사까지 가는 길이 참 험했고, 건물은 창고 같았다"고 떠올렸다. 당시 아쉽게 떨어진 문 대통령은, 여의도로 당사를 옮긴 2017년 대선에선 넉넉하게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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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17, 2020 at 06: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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