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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내 야당이 사라졌다…쓴소리 아닌 내부총질 인식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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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당의 한 의원이 '작심 비판'을 하자, 여당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선 "차라리 야당으로 가라"는 반응이 나왔다. 당 노선을 비판하는 건 상대편이라는 논리가 적용한 셈.

여당은 대개 큰 조직이다. 당 활동에 여러 방법을 제시하는 소속원들이 있게 마련이다. 역대 여당에는 이른바 '당내 여당'이 존재해왔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이를 아우르면 명맥을 이어갔지만, 이를 용납지 않은 경우엔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사진=연합뉴스]


"이의가 있으면 토론해야 한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을 남기고 ‘3당 합당'을 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결별했다. 노 전 대통령은 3당 합당 회의 당시 "이의가 있으면 반대 토론을 해야 합니다! 토론과 설득이 없는 회의가 어디 있습니까?"라며 격분했고, 당을 떠났다.

'당내 야당'이라는 존재가 뚜렸했던 시기는 친이·친박계로 당이 나뉘었던 한나라당 시절이다. 2008년 18대 총선은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됐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전체 의석 300석 중 153석을 얻는 턱걸이 과반이었다. 200석도 가능하다는 예상이 빗나간 결과였다.

당시 공천을 받지 못한 이들은 '친박연대' '친박무소속' 연대라는 이름으로 26명이 여의도에 입성했다. 우여곡절 끝에 합쳐진 한나라당은 183석이라는 거대한 몸집이 됐다. 이때 친박계는 '여당 안의 야당' 역할을 하며 세종시 문제 같은 이슈가 생겼을 때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정면으로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차기 대선주자로서 이미지를 갖춰나갔다.


친이와 친박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전 의원[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새누리당 시절엔 옛 친박이었던 김무성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했다. 2015년 1월 이들은 이른바 KY라인으로 불리며 박근혜정부에 우호적이지 않은 당내 대표급 인사들로 불렸다.

특히 당시 원내대표이던 유 전 의원은 같은 해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에게 던진다”면서 "15년 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의 보수가 유 전 의원이 생각하는 보수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후 유 전 의원의 당내 비판은 이어졌고 친박계의 반발 속에 결국 원내대표에서 물러나야 했다.


집권 전 민주당

2016년 더불어민주당이 만들어진 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김종인 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대위 대표로 영입했다. 총선이 기대를 벗어나 민주당 제1당이라는 결과를 받아든 후 각자의 입장은 점차 벌어졌다.

당시 김 대표는 대선까지 당을 이끌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지만, 당은 그럴 의사가 없었다는 게 중론이었다. 비대위 대표에서 당 대표가 되려면 합의 추대가 되야 하는데, 결론은 8월 전당대회로 마무리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 대표 역시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 '솔직히 나도 이 멍에에서 빨리 자유롭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이후 '4년 중임제' '내각제 개헌'이란 개헌 입장에서도 차이가 났다.


거대 여당 지금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

▲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김해영 최고위원, 금태섭 전 의원 등은 21대 총선을 전후해 당내 비판 발언을 했다가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샀다. 최근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조응천 의원이 당을 향해 "말로만 민생을 외쳤다" "전당대회에 관심·논쟁·비전이 없다"고 목소리를 내자 "통합당에 가라"는 소리를 들었다.

다만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은 "원래 충언은 귀에 거슬리고, 명약은 입에 쓰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게 정말 힘들다. 고민을 많이 하고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썼구나'라는 생각 때문에 충신이라고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집권 여당이던 새누리당의 기울어진 계기도 내부 비판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배척했기 때문"이라며 "듣게 되는 민심의 풀이 넓지 않다 보니 국정 운영의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여당도 '당내 야당'의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돼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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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1, 2020 at 01:5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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